디발리의 경험기/스몰웨딩

Will you marry me? 티파니 반지 프로포즈 후기

디발리 2022. 12. 19.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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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마다 막연히 생각하는 뭔가가 '결혼'이라고 이전에 언급한 적이 있었는데 프로포즈도 포함된 말이었다.

남자다보니 여자들이 좋아하는게 뭔지, 원하는게 뭔지도 잘 모르지만

인터넷이 발달하면서 커뮤니티 문화도 많이 퍼지다보니

10대 때부터 30대가 될 때까지 인터넷에서 여러가지 많은 이야기들을 접하게 됐다.

여성 유저가 많은 커뮤니티 네이트판을 직접 찾아 보기도 했지만 다른 곳에서 '펌질'해온 글들도 많이 접했다.

자연스럽게 여자들이 어떤 브랜드를 좋아하고 '프로포즈를 하게 된다면 이렇게 해야지 '하는 나만의 기준도 생겼다.

티파니앤코의 시그니쳐 컬러


프로포즈 = 티파니 라는 공식을 알게되며

'그래~ 여자들이 평생 기억한다는 프로포즈인데 이럴 땐 돈 좀 들여야지~'

10년 전쯤인 어린 나이였지만 여자들이 들으면 기특(?)할만한 막연한 생각을 했다.

또 하나의 공식으로 WIll you marry me? (나와 결혼해줄래?) 도 빠질 수 없다.

나는 그리 창의적인 사람이 아니라 클래식한 공식들을 철저히 지킬 생각이었다 ㅎㅎ

많은이들이 공감하는 형식적인 K-프로포즈


내가 가장 이해 못하는 K웨딩 문화결혼날짜, 계획까지 다 잡아놓고 하는 프로포즈다.

프로포즈라는게 여자에게 결혼을 사전에 승낙 받는 행위인데 날짜, 계획까지 다 잡았놨으면 무슨 의미인지?

그런 이유로 여자친구(현 와이프)에게 프로포즈를 몰래 준비할 필요가 있었다.

명동 롯데백화점 본점 티파니앤코


티파니 프로포즈를 계획한만큼 인터넷에서 공부를 좀 하고 기준선을 정한 뒤 명동 티파니앤코로 결정했다.

당시 2020년 5월, 잠깐의 웨이팅을 마치고 들어가 직원분의 안내를 받았다.

티파니 세팅 웨딩링, 6발로 된 것이 특징


어차피 내가 사려는건 티파니 세팅반지라 흥미삼아 다른 제품들도 소개 받고 티파니세팅에 대해 질문을 드렸고

예산을 물어봐 이 정도라 답하니 가격대에 맞춰 준비를 해오셨다.

티파니 프로포즈 반지는 보통 3부 다이아로 하는 경우가 많은데 크기가 작아 '이 크기에 이 가격이라고..?' 싶을거다.

종로 금은방이라면 크고 아름다운 다이아몬드가 가능하겠지만

럭셔리 브랜드가 갖는 가치가 있으니 우리들이 여성분들의 세계를 이해하도록 하자.

내가 받은 4개의 후보군


총 4개를 준비해주셨고 가격대가 있는만큼 어떤 선택을 할지에 대해 깊게 고민을 했다.

소거법으로 3, 4번의 경우 퀄리티가 제일 좋지만 가격도 제일 비싸고 크기가 작아 가장 먼저 탈락.

'티파니 반지 있어~' 라고 하지 '티파니 반지 몇 등급이야~' 라고 안할뿐더러 퀄리티도 중요하지만

눈에 봤을때 곧장 체감이 되는 크기가 제일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직접 봐도 차이를 모르겠다


0.01캐럿 차이라 숫자상으로도 차이가 없을거란걸 알았지만 보니까 더 없는거 같다.

하다못해 3, 4번 반지처럼 0.03~0.05캐럿정도는 차이가 있어야 눈으로 표가 안나더라도 기분상으로 결정했을텐데.

최종적으로 2번으로 결정했고 지금 생각해도 좋은 선택이라 생각한다.

티파니 반지를 구매 고려하고 있다면 퀄리티도 중요하지만 크기에 집중하길 추천한다.

티파니앤코 다이아몬드는 자체 감정기준이라 '별로다~ 좋지 않다~' 고 하는데

티파니앤코라는 브랜드가 이미 다이아몬드의 퀄리티를 증명한다.


반지 구매를 하고 약 한달 뒤 친형의 결혼식이 있어 바로 그 주말에 프로포즈 하기로 계획했다.

프로포즈는 어디서, 어떻게 할지 고민이 됐다.


분위기 좋은 레스토랑에서 프로포즈?

가장 무난하고 좋은 선택이지만 평소 가지않던 비싼 호텔, 레스토랑을 예약하면 눈치 챌까봐 탈락.


자동차 트렁크 프로포즈?

아마 우리나라에서 가장 많이 하는 프로포즈 1~2위를 다투지 않나 싶은데 너무 뻔한거 같아 일단 보류.


러브 액츄얼리 스케치북 프로포즈?

1020 여성들이 이 방식으로 고백을 받고 낯부끄러워했다는 썰을 어디서 본거 같다 ㅋㅋㅋ

이렇게 할 생각은 없었지만 해볼까 생각하니 나와는 어울리지 않아 웃음이 났다.

영화 '어바웃타임'의 프로포즈 장면


깊게 고민해본 결과 영화나 드라마에서 보는 멋지고 화려한 프로포즈를 하는 것도 좋지만

진심을 담아 담백하고 잔잔하게 하는게 나와 더 어울린다고 생각됐다.

(소박한 프로포즈 영화로는 어바웃타임, 보헤미안 랩소디, 스텝맘, 러브 액츄얼리 등이 있다.)

샤스타 데이지 꽃밭에서, 꽃말은 새로운 시작&겸손한 아름다움


내가 정한 장소는 하이원 리조트의 샤스타 데이지 군락지였다.

다행히 날씨도 좋고 사람도 없어서 둘만의 프로포즈에 적절한 상황.

사진에서 보다시피 예상치 못한 프로포즈를 받아 서프라이즈 성공!

디지털카메라로 동영상까지 남겨놔서 가끔씩 돌려보면 쑥쓰럽지만 좋은 추억이 됐다.

지금 찾아봐도 샤스타데이지 군락지에서 프로포즈 한 케이스는 우리가 처음인 것 같아 더 의미있다고 생각한다.

Will you marry me?


남자에게 프로포즈라는게 걱정도 되고 부담도 되는게 사실이다.

비싸고 화려한 프로포즈가 아니라도 나와 결혼해줄래? 라는 한마디에

감동 받고 고마움을 느끼는 배우자를 만나는게 더 중요하다고 본다.


조금 무리를 했나 싶지만 한 번뿐인 프로포즈인데다 좋아하는 모습을 볼때면 기분이 좋아진다.

여자들의 로망이라 불리우고 이 외에 다이아몬드 살 일도 없을거 같아서 한 번에 제대로 사주자는 마음도 있었다.

프로포즈를 어떻게 할 지는 많이 다르겠지만 특별한 이벤트를 계획한다면 티파니 반지 하나만으로도 충분하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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